[일요서울ㅣ진주 이도균 기자] ㈜한국항공우주(KAI)가 17조 규모의 미국공군 차기고등훈련기 사업(ATP)의 수주에 실패한 가운데, 탈락 원인이 정부의 외교실패에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김재경(진주시을, 4선), 박대출(진주시갑, 재선)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대형 방위사업은 표면적으로는 기업 대 정부의 계약이지만 정상회담에서 수월하게 풀리는 경우가 많은데,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문제에 밀려 국내 방위산업 문제는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항공기 1대 수출이 자동차 1000대와 같을 정도로 경제효과가 뛰어난 방위산업은 국가주도의 성장이 필요하나, 우리나라의 경우 오히려 정부 개입으로 경쟁력이 하락되고 있었다. 2017년 산업연구원의 '방위산업 통계 및 경쟁력 백서'에 따르면, 국내 방위산업의 제품경쟁력은 선진국 대비 85%~90%였지만 기업 및 정부 경쟁력은 80%~81%에 그쳐 상대적인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KAI만 하더라도 정권교체 후 대대적인 검찰조사와 감사원 감사로 수출이 지연돼 지난해에만 208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이번 APT사업의 파트너인 록히드마틴으로부터 ‘KAI의 도덕성 증명을 위한 소명자료’까지 요구당할 정도로 대외 신뢰도가 폭락한 상황이었다.

또한 미국의 자국보호주의나 보잉社의 초저가 입찰도 미리 예상되던 상황이었으나, 그동안 수차례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 이에 대한 실효적 성과는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한국이 미국산 전투기를 더 구입하면 미공군 훈련기를 T-50A로 구매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확답을 받지 못했다. 이 후 진행된 정상회담에서는 이와 관련된 추가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10월 김조원 KAI 사장이 내정소감으로 “(APT사업은)정부가 국책사업이라는 인식을 갖고 도움을 줘야 한다. 정부에 협조를 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재차 협조를 요청했으나, 한미 정상 간에는 국내 방위산업보다는 북한문제가 우선적으로 다뤄져 왔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재경의원은 “수출실적이 압도적인 T-50이 아직 개발조차 되지 않은 보잉社에 패한 것은 매우 아이러니한 것으로, 정치력이 개입되는 거래관행으로 미뤄볼 때 정부의 외교실패를 지적할 수밖에 없다.”며, “문재인 정부는 미국과 북한의 중간자 역할을 자처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가 먹고사는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을 제대로 압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에 100조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9만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놓치게 된 것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박대출의원은 “이미 1년 전 카이 노조는 50% 이상이었던 수주 확률이 20%라는 추측까지 나온다고 경고하고, 대통령이 직접 나설 것을 촉구한 바 있다”면서, “정부는 최저가입찰방식 탓만 할 것이 아니라 수주실패 책임을 통감하고, 향후 똑같은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카이와 항공산업을 대한민국의 미래먹거리로 키우기 위한 대책 마련에 시급히 나서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도균 기자  news258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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