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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강휘호 기자]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도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가족들과 다 같이 쉬는 동안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우기도 전부터 임금 체불과 연차 사용 여부, 무리한 업무 지시 등 이른바 명절 ‘갑(甲)질’을 당하고 있는 경우다. 일요서울은 추석을 맞아 직장인의 연휴를 우울하게 만드는 갑질 천태만상을 들여다봤다.

출근·제품 판매 압박에 눈치 보는 직장인들
자영업도 마찬가지…몇 년째 하루도 못 쉬어


추석 갑질을 당하는 일부 직장인들의 한숨이 쌓이고 있다. 한 직장인은 “차라리 추석에도 출근하라는 말을 대놓고 하면 대체 휴일이라도 받아 내겠는데 ‘일이 밀리지 않았냐’는 둥 은근히 압박해 힘들어 죽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연중무휴, 24시간 영업을 하는 사업장의 경우도 명절이 걱정되기는 마찬가지다. 아르바이트생들은 추석 연휴동안 근무를 할 수 없다는 이들이 많고, 그나마 시급이라도 올려줘야 사장 혼자 붙박이 근무를 피할 수 있다.

반대로 아르바이트생 중에서도 추석 연휴 때 근무를 해달라는 점주의 부탁을 거절하기 힘들어 꾸역꾸역 출근을 해야 한다는 이들도 있다. 부탁이면 그나마 나은 상황, 강제적으로 ‘모든 연휴를 쉬는 것은 안 된다’를 말하는 사장도 있다고 한다.

또 다른 갑질 형태는 하청 대금 미지급이다. 한 하청 자영업자는 “명절이라 부모님 용돈이나 지인 선물 등 돈 나갈 곳이 너무 많다”면서 “그런데 결제 대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는 업체들이 많아 골치가 아프다”고 하소연했다.

이러한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도 추석 명절을 대비해 ‘불공정 하도급 신고센터’를 지난달 6일 개소한 바 있다. 명절 즈음에는 자금 수요가 증가해 중소기업이 하도급 대금을 적기에 지급받지 못할 경우 자금난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면치 못하기 때문이다.

대금 지급은 언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중소 하도급업체들이 하도급대금을 신속하게 지급 받을 수 있도록 추석 명절 이전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것이다. 불공정 하도급 신고센터(이하 신고센터)는 전국 5개 권역에 10개소를 설치해 운영한다.

또 공정위는 법 위반행위 조사는 통상적인 사건 처리 절차에 따라 추진하되, 신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원사업자에게 자진 시정이나 당사자 간 합의를 적극 유도한다. 특히, 수급사업자의 부도 위기 등 시급한 처리가 요구되는 사건을 최우선으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갑질로 규정하지는 않지만 명절 때마다 택배원들은 과중한 업무량 때문에 안전과 건강에 심각한 위험성을 안고 있다. 민족 대명절 추석이 앞으로 다가올수록 택배 물량이 폭증하지만 택배원들의 인력 충원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택배 회사들은 추석기간 위탁업체를 모집해 택배원들의 업무 부담을 덜겠다고 했지만 모집이 지연되거나 지원 인원이 없다면 폭증한 물량은 그대로 기존 택배원의 몫으로 돌아가는 구조다.

특히 우정사업본부 집배원의 경우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정부의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 정책도 집배원들은 예외라서 더욱 심각하다. 집배원들의 경우 ‘공무원 복무규정’을 따르기 때문이다.

일부 집배원들 사이에서는 추석과 같이 업무가 많은 날이면 하루 12시간 이상 근무는 다반사라는 주장도 있다.

명절 전 근무 강도가 심해지는 것은 영업사원 직군도 대표적이다. 명절 선물 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영업 사원들은 “회사가 아무리 할당량을 정해주지 않는다고 해도 눈치가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면서 “명절 때마다 나 역시 주변에 선물할 겸 내 돈을 내고 구입한다. 명절 전이 가장 힘든 시기다”라고 덧붙였다.

실제 모 그룹의 경우 임직원들에게 명절 선물세트를 강제로 판매하고 협력회사에도 선물세트 판매를 요청했다는 주장이 나와 비난의 대상이 됐다. 일부 협력사들은 명절 때마다 반복되는 선물세트 판매 요청을 거절하지 못해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도 덧붙였다.

해당 사건과 비슷한 일은 비일비재해 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OOO, 직원들에 추석 선물세트 강매’ ‘OO, 계열사 등 추석 선물세트 강매…하청업체 울며 겨자 먹기’라는 식의 신문 보도 역시 매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매해 추석 명절이 돌아오면 원사업자나 대규모유통업자 등이 납품업체에 선물세트나 상품권을 강매하는 행위를 집중 감시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상시 모니터링 결과, 추석 명절 분위기에 편승해 원사업자 또는 대규모유통업자 등이 선물세트 또는 상품권 등을 수급사업자 또는 납품업체에 강매하는 행위가 발생하거나 발생할 개연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복되는 강매 논란

불공정하도급 신고센터 또는 익명제보시스템을 통해 선물세트·상품권 강매행위 등을 집중 점검한다. 아울러 선물세트 또는 상품권을 판매·취급하는 원사업자 및 대규모유통업체 등을 대상으로 불공정거래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 노력을 강화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불공정하도급 신고센터 등을 통해 접수된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직권조사를 실시하고 위법사실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시정명령, 과징금 부과와 함께 검찰 고발 등을 통해 엄중 조치한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추석 명절 대비 상시 모니터링 강화를 통해 선물세트·상품권 강매 행위 등의 불공정거래행위가 억제돼 가뜩이나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영세 사업자들의 권익이 보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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