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종로구청 직원이 일회용 컵 사용위반 여부에 대한 단속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일요서울은 뉴스 키워드를 통해 한 주 이슈를 점검하는 ‘生生 키워드 쏙! 생활경제’ 코너를 진행한다. 최신 IT트렌트부터 시사성 있는 생활경제까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이에 대한 해법도 함께 알아 볼 예정이다. 이번호는 [일회용컵 단속]에 대해 알아본다.

커피전문점 친환경 ‘바람’…파스쿠찌·투썸도 매출 증가
2027년까지 일회용 컵·빨대 없앤다…폐기물 감축 효과↑


정부와 지자체는 지난달 2일부터 식품접객업소 내에서 일회용 컵 단속에 나섰다. 정부 지침에 따르면 매장 안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할 경우 업주에게는 최대 2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대형마트 등의 과대 포장을 법적으로 제한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이에 따라 21개 커피·패스트푸드 브랜드(스타벅스 이디야 맥도날드 투썸플레이스 파스쿠찌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다른 매장들의 참여도 이어지고 있다.

스타벅스 텀블러·컵 53% 더 팔렸다

자원순환사회연대에 따르면 지난달 22~23일 수도권 지역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1052개 매장을 점검한 결과, 매장 내에서 사용된 컵 1만2847개 가운데 81.4%인 1만461개가 다회용 컵이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은 1683개(13.1%), 일회용 종이컵은 703개(5.5%)로 나타났다.

커피 전문점의 과도한 일회용 컵 사용에 대한 당국의 단속이 지속되면서 텀블러와 머그잔 판매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달 텀블러와 머그잔 등 일회용 컵 대체 상품 판매량이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다회용 컵을 이용한 음료 주문도 늘어, 올 연말까지 500만 건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커피전문점 브랜드도 마찬가지로 지난달 머그잔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SPC가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파스쿠찌는 지난달 텀블러 판매량이 7월보다 22%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무려 69%나 뛰었다.

SPC는 “지난달 13∼31일 텀블러를 사면 아메리카노 쿠폰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한 것도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 역시 지난달 텀블러 판매량이 올해 7월보다 20%가량 늘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환경 보호나 친환경 소비에 공감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다회용 컵 구매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텀블러 제조업체 역시 판매량이 늘었다. 밀폐용기를 판매하는 ‘락앤락’은 지난 8월까지 텀블러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37.5% 성장했다. 글로벌 보온병 브랜드 써모스 한국 법인 매출도 성장세다. 2012년 국내 진출한 써모스코리아의 지난 4~7월 텀블러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써모스코리아 관계자는 “텀블러가 일상 속 다양한 상황에서 친숙하고 편리하게 사용된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다회용 컵 사용을 권장하는 만큼 텀블러 판매도 늘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페 등에서 텀블러 사용 시 가격을 할인해 주는 것은 물론, 최근 위생을 중시하는 소비자들도 많아 텀블러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텀블러와 머그잔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단속 시행 이후 현장에서는 지속적으로 크고 작은 잡음이 나오고 있다.

한 커피판매점 점주 A씨는 “나가서 마시겠다”며 일회용컵에 음료를 받은 손님이 테이블에 자리를 잡은 뒤 1시간이 지나서야 매장을 떠났다고 토로했다.
망설이다 음료를 머그잔에 옮겨드리겠다고 권한 A씨는 되려 잠깐 앉아 있다 갈 건데 왜 그러느냐는 퉁명스러운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손님이 마시고 나간 머그잔을 도난당하는 일도 부쩍 증가했다. 프랜차이즈 카페의 경우 상표나 이름이 적혀 있기 때문에 인기가 높다.

단속이 바꾼 커피전문점 풍경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는 한 달 새 10개가 넘는 컵을 도난당했다. 소비자 역시 융통성이 부족한 단속이라며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잠시 앉았다가 바로 나가는 경우에도 머그잔에 음료를 받은 뒤 나가면서 일회용 컵에 옮겨 담으면 오히려 자원 낭비가 아니냐는 논리다.
아이와 동반할 경우 컵을 엎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머그잔이 깨질 수 있어 위험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단속을 한다고 했지만 명확한 지침이 없는 것도 기업과 소비자의 혼선을 부추긴다. 또 일회용 컵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준비 없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하면서, 이를 안착시키기 위한 비용은 고스란히 업체와 가맹점주, 소비자에게만 떠넘겼다는 저항감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지자체는 단속의 고삐를 더욱 죌 것으로 예고돼 벌금이 부과되는 시점이 되는 프랜차이즈점주와 소비자 간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계도 기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여서 과도기적 현상이 발생한다”며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국장은 “소비자와 업계가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일회용 컵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성과를 이어 나가기 위해 소비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동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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