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케트전기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한 추징금이 없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개미라고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만 또다시 억울한 상황에 놓였다는 지적이다. 로케트전기 주가 조작 사건의 추징금이 없는 이유는 대법원이 주가 조작 혐의 당사자이자 로케트전기 사주 일가 차남인 김도원 상무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당이득은 없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개미 투자자들은 주가 조작의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는 것이다.

개인투자자들 “상장 폐지의 악몽, 언제까지 반복할까”
재판부 “주가 상승분 중 부당이득금 산정할 방법 없다”


지난 5월, 로케트전기 사주 일가의 차남인 김도원 상무가 주가 조작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았다. 당시 대법원 1부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김도원 상무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도원 상무는 지난 2013년 6월 회사가 경영난에 빠지자 약 107억 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회사 운영자금을 마련한 것처럼 허위 공시해 로케트전기 주가를 끌어올리고 약 12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구속기소된 바 있다.

로케트전기는 싱가포르의 한 농업기업에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해 107억 원의 운영자금을 마련한 것처럼 속였다. 하지만 조사 결과 로케트전기가 해당 기업으로부터 곡물을 수입하는 것처럼 꾸며 돈을 되돌려준 것으로 밝혀졌다.

김도원 상무는 같은 해 5월 기업실사도 실시하지 않고 바이오기업 셀텍 주식 250만주를 회삿돈으로 매입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업무상 배임)도 받았다. 이를 두고 1심은 “주식시장 건전성에 반하고, 얻은 이익이 적지 않다”며 징역 3년,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했다.

“추징금은 없다”

하지만 2심은 “주가 조작을 통한 부당이득액 중 정상적인 주가 변동 요인에 따른 주가상승분을 무죄로 봐야 한다.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득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징역 2년으로 감형했다. 대법원 판단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김도원 상무에 대해 1심이 부당이득 분을 인정한 반면 2심과 대법원이 주가 조작으로 인한 부당 이득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재판부는 정상적인 주가상승분의 구체적인 액수는 산정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이었다.

결국 계산이 어렵다는 이유로 주가 조작 혐의가 인정된 이들의 돈을 한 푼도 몰수하거나 추징할 수 없었다. 주가 조작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로 인한 이익은 ‘계산할 수 없어서’ 전혀 없다고 판단한 상황이다.

바꿔 말하면 주가 조작범 입장에서는 단순 몇 년간 실형을 살고 나오면 수백억 원을 챙길 수 있는 현실이다. 또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우리 개미들뿐”이라는 하소연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로케트전기 주가 조작 사건 외에도 그동안 자본시장에서는 내부정보 오용이나 주가 조작 등 불공정 거래가 끊이지 않았다. 불기소되거나 상당수가 집행유예 이하의 판결이 선고되는 등 처벌이 경미한 경우도 적지 않다.

일례로 장병권 전 홈캐스트 회장 등이 이른바 황우석 테마주와 관련한 거짓 정보를 시장에 흘려 주가를 올린 뒤 251억 원 상당의 부당이익금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부당이득금을 0원으로 봤다.

아울러 황우석 박사와 함께 한국 줄기세포 연구 선구자를 자처해 온 라정찬 네이처셀 대표가 지난 7월 18일 자본시장법 위반(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됐다. 2013년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2015년 집행유예로 풀려난 지 3년 만에 또 구속된 것이다.

라정찬 회장은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네이처셀의 주가 하락 직격탄을 맞았고, 여전히 불안감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라정찬 회장이 지난 2013년에도 주가 조작 혐의를 받은 바 있는 탓이다.

실제 라정찬 회장은 2013년 6월에도 주가 조작 등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유죄가 인정된 혐의는 보유 주식 변동에 관한 공시 위반, 미허가 줄기세포 치료제 판매 등이었다. 그는 2015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아 풀려났지만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한 개인투자자는 “허위 공시 등으로 인한 주가 조작 사건은 한 번도 끊인 적 없는 대표적 주가 조작 방법”이라면서 “그런데도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 보상은 여전히 미흡한 것이 현실이며, 부당이익금을 산정하는 방법도 한참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외면받는 피해자

법원과 검찰이 언제까지 주가 조작 피해자들을 방관하고 있을지 눈여겨볼 대목이다. 또 다른 개인 투자자는 “주가 조작이라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상장폐지의 악몽이 떠오른다”면서 “로케트전기 투자자들과 여타 피해자들을 구제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로케트전기는 1946년 설립된 이후 건전지 제품 생산에 주력한 기업이다. 한때 국내 건전지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를 만큼 탄탄했지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재무구조가 악화했다.

로케트전기는 신규 사업마저 부진을 이어갔고, 기업회생을 모색했지만 2014년 12월 법원으로부터 회생 절차 폐지 통보를 받았다. 이후 김도원 상무의 주가 조작이 결정적 원인이 돼 2015년 상장 폐지됐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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