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학교 예술 강사들이 19년째 임시직 형편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8~10개월 ‘쪼개기’ 계약을 이어가거나 복지 혜택서도 상당 부분 제약을 받는 등 열악한 노동환경에 노출돼 있었다.

지난 5월 31일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발표에 따라 이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고용 안정을 꾀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2000년 국악강사풀제로 시작
지금까지 ‘임시직’


학교 예술 강사 정규직 전환 심의위원회가 대략 19년 동안 공공부문 비정규직에 머물렀던 예술 강사들에 대한 고용 안정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와 전문가·예술 강사 등 총 11명의 인사로 꾸려진 이 심의회는 지난 7월 20일 상견례를 갖고 지난 2일 서울시 용산구 한국저작권위원회 교육연수원에서 2차 회의를 진행했다.

회의 시작에 앞서 이들은 회의장 근처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무기계약직 전환 결정을 요구한 바 있다.

이후 예술강사연대회 소속 회원들은 같은 달 24일 서울시 용산구 센트럴플라자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는 등 지속적으로 학교 예술 강사의 처우 개선 및 고용 안정을 촉구하고 있다.

일은 똑같이 하지만
복지 보장받지 못해


이 논의가 다시금 대두되기 시작한 배경은 지난 5월 31일 정부가 ‘공공부문 2단계 기관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부터다. 상시지속업무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가이드라인은 상시·지속적 업무 판단 기준의 변화가 담겼다. ▲연중 10~11개월 이상 계속 ▲과거 2년 이상 지속 ▲향후 2년 이상 예상이라 명시된 기존 방침을 ▲연중 9개월 이상 계속 ▲향후 2년 이상 예상으로 바꾼 것.

연중 업무 계속 기간이 1~2개월가량 줄었고, 과거 2년 이상 업무가 지속됐어야 한다는 대목이 삭제됐다. 학교 예술 강사의 정규직 전환 문제 역시 가이드라인이 변화하면서 더욱 활발하게 논의되기 시작한 대목이다.

김 지부장에 따르면 현재 학교 예술 강사들의 경우 3월에 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해 12월에 계약이 해지되는 형태로 근무해 왔다. 이는 방학 기간 중인 1~2월을 제외한 대략 10개월의 기간이다.

이처럼 학교 예술 강사의 경우 사업이 9개월 이상 지속되며, 2005년 문화예술교육지원법 제정 이래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으므로 해당 요건들을 충족해 무기계약직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학교와의 계약 이후 늘 정해진 시간에 나와 똑같이 근무한다는 점을 들면서 학교 예술 강사가 상시적·지속적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들은 2000년 이후 약 19년 동안 무기계약직 전환을 요구해 왔으나 현재까지도 조속한 처리가 이뤄지지 않아 좋지 않은 노동 환경에 방치돼 있다.

먼저 8~10개월 단위의 쪼개기 계약이 반복되면서 불안정한 고용 형태가 이어진다. 이들의 경우처럼 기간을 정해 계약을 체결하는 근로자의 경우 갱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고용을 이어갈 수 없어 불안정한 위치에 놓여 있다.

보통 재계약이 원활이 이뤄지는지를 묻자 김 지부장은 “그것도 불분명하다”면서 “(그동안) 여러 가지 형태로 제도들이 많이 바뀌어 왔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주휴일 및 연차유급휴가, 퇴직금 적용에서도 제외된다. 기간제법 상 2년 이상 고용 시 무기계약 간주 조항도 적용받을 수 없다.

또한 학교 예술 강사는 초단시간 근로자로 인정돼 국민건강보험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저소득층 지원, 한부모 가정 지원, 실업급여 수급 등의 복지 혜택에 있어서도 상당한 제약을 받는다.

근무처는 ‘지역’
관리는 ‘진흥원’

예술강사연대회는 문화 예술 교육 지원사업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예술 강사 계약 주체(사용자)가 명확해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현재 예술 강사들은 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하 진흥원)으로부터 위탁받은 17개 시·도 각 지역별 운영기관과 근로 계약을 맺고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배치돼 근로를 제공한다.

근로계약은 지역별 운영기관과 체결하지만 모집채용과 표준근로계약서 작성, 강사접수 매뉴얼 등 각종 매뉴얼과 지침은 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셈이다.

실질적인 근무는 지역별 운영기관에서 하고 있으나 강사 접수, 학교 배치 및 재배치, 교육 및 평가 등 제도적인 업무를 진흥원이 맡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중층적 근로관계가 예술 강사들로부터 근로조건에 관한 실질적인 지배·결정권을 가진 ‘사용자’와의 교섭권을 박탈한다고 주장한다.

예술 강사들이 처우 개선이나 근로 조건을 상승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들은 근로계약의 체결 단계서부터 실질적 사용자와 형식적 고용 주체를 일치시킬 것을 요구한다.

한편 학교 예술 강사는 2000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주관으로 시작된 국악강사풀(pool)제 사업으로 도입됐다.

국악강사풀제란 학교 음악 교과 중 국악수업을 진행할 당시 기존 음악 교사에 비해 국악 전문 지식을 갖춘 국악하는 이들을 학교에 파견한 제도다.

이후 2005년에 문화예술지원법이 개정돼 학교 예술 강사를 파견하는 분야가 8개로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설립됐다.

19년 동안 사업을 이어와 올해 기준 전국 8700여개 학교에서 5300여 명의 예술 강사가 수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