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원회관에서 만난 최연소 당선자 이동현 의원

[일요서울 | 강민정 기자] 요즘 정치계를 두고 ‘올드보이’ 전성시대라는 말이 심심찮게 흘러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 중진급 의원들의 선전은 늘 들려오는 반면 국회서 자리잡은 2030세대는 단 3명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특별시의회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만 26세로 ‘최연소 당선자’가 된 이동현 서울특별시의원(더불어민주당, 성동)을 [일요서울]이 만났다.

“청년이 ‘정치 잘할 수 있다’는 인식 조성 필요해”

“안녕하세요. 이번 서울시의회 의원으로 당선된 만 26세 이동현 의원입니다.”

지난 30일 서울시 중구 서울특별시의원회관에서 만난 이 의원에게 자기소개를 부탁하자 깔끔한 대답이 돌아왔다.

이 의원은 제10대 서울특별시의회 ‘최연소’ 당선자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 광역의원 출마자 중에서도 가장 나이가 어린 후보였다.

사회에 막 발을 딛기 시작하는 초년생 시기, 어쩌다 정치에 발을 들이게 됐을까. 여기엔 고교시절 얽힌 사연이 있다.

이 의원은 “고등학생 때 총학생회장을 하고 싶었는데 하지 못했다”면서 “내가 편부가정 출신인데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어머니가 안 계시면 (총학생회장을 하기가) 조금 곤란하다고 하더라. 학교 측에서 (나에게 총학생회장 자리를) 양보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만일 총학생회장에 당선된다면 운영위원회에 어머니가 참석하는 등의 지원이 있어야 하는데 편부가정이니 어렵지 않겠느냐는 주장이었다.

이 의원은 “그것은 차별이고, 하나의 폭력”이라고 술회했다. 당시 이 문제를 두고 따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 문득 유세를 인상 깊게 봤던 최재천 전 국회의원이 떠올랐다. 이에 최 전 의원에게 ‘답변이 올 때까지’ 메일을 보냈고, 결국 ‘한 번 찾아오라’는 답을 받게 됐다.

이 의원은 이것을 계기로 20살이 된 후 자연스럽게 정당 생활에 다가갈 수 있었다. 그는 이미 지역 대학생 위원회 위원장, 국회 입법보조원, 성동구 주민참여예산위원, 서울시당 지역경제발전 특별위원회 등의 전력이 있다.

이 의원은 “이와 같은 정당 활동과 시민 사회 참여 활동이 발판이 돼 정치적으로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 같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청년을 ‘위한’ 정치 넘어서는
청년에 ‘의한’ 정치 이뤄져야


일련의 정치 활동 덕분인지 아니면 둥그렇고 수더분한 인상 때문인지 ‘청년’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노련한 모습이 인상적이다.

첫인상에 관한 소감을 건네자 이 의원은 웃으면서 “청년 의원들 사이에서 별명이 ‘구태 정치인’”이라고 농담을 던지면서 ‘20대 청년 정치인’의 위치에 관한 진지한 고민을 들려줬다.

이 의원은 “의회 안에서와 밖에서의 화두가 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짚고 넘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모두가 청년 입장에서 목소리를 낼 수는 있지만 이를 대변할 수 있는 의원을 탄생시키기가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제도권 안과 밖에서 청년 문제를 다루는 시선에 대한 격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그는 “서울시의원으로 당선되고 처음으로 낸 결의안이 (이전에 운영됐던) 청년특별위원회를 다시 구성하자는 것이었다”면서 “제도권 밖에서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도권 안에서 (청년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제도권 안에서의 역할이 부재했다”고 설명했다.

여태까지 정치권 안에서의 청년 정치를 논할 때 청년을 ‘위한’ 정치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여기에 청년에 ‘의한’ 정치가 보태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 의원은 청년 정치 너머에 대해서도 진지한 태도로 이야기했다. 그는 ‘지역구 출신’이라는 자신의 특성이 청년 정치의 한계를 뛰어넘는 지점이라 봤다.

청년 정치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 의원은 “‘청년’이기 때문에 모든 나이와 세대를 통합할 수 있다고 주장해야 한다. 그리고 청년의 역할과 매력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청년이 정치를 잘한다 혹은 일을 잘한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보여줘 ‘청년이 정치를 잘할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좀처럼 정치판에 등장하지 않는 ‘젊은 피’ 의원에게 거는 기대도 많을 것이라 질문하자 그는 “세대교체나 해묵은 갈등을 해소시켰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면서 “지금까지는 청년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제게 제도권에서의 청년 정치인을 기대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또 20대 청년 정치인이 지고 있는 무게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어리고 젊은 20대여서 (일을) 맡겼는데 (임기를 마친) 4년 뒤 평가가 엉망으로 나오면 다른 20대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우려된다)”면서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옥수·금호동 ‘곰돌이 의원’
지역구 토박이 강점 돼


그렇다면 이 의원이 몸담고 있는 옥수·금호동 주민들은 어떤 반응일까. 그는 “지역에서 별명이 곰돌이 후보였고, 어른들은 지금도 곰돌이 의원이라 부른다”고 친근한 별명을 소개했다.

이러한 애정 어린 별명 뒤에는 지역구 ‘토박이’라는 이 의원의 강점이 있다. 현재 이 의원의 지역구인 옥수·금호동은 이 지역 출신 후보자가 좀체 등장하지 않았다.

이 의원은 금호초등학교, 대경중학교, 장충고등학교를 거치는 등 쭉 이 지역에서 자라 왔다.

이 의원은 “학교 앞 문구점에서 떡꼬치 사먹던 (어린) 아이가 성장해서 지역을 위해 일해 보겠다(고 말하는 게 기특하신 것 같다)”면서 “선거 캐치프레이즈가 ‘성동이 키운 인재’였다”며 지역구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현재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블로그 등 여러 SNS에 짤막한 방식으로 자신의 하루를 담으며 주민들과 소통한다.

시민의 세비로 월급을 받는 의원직에 종사하고 있으니 자신이 서울과 시민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상세하게 기록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다.

이 의원은 “이렇게 하면 거창하게 의정보고회 할 필요 없다. ‘제가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언제든 보세요’(라고 말씀드리는 것)”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이 의원은 국회 계류 중인 청년기본법 등의 흐름을 살펴본 뒤 서울특별시 청년기본조례안을 다듬을 계획이다. 개정이 필요한 부분이나 추가 제정할 부분이 있는지 세심히 살펴볼 방침이라 한다.

더불어 청소년이 올바르고 차별받지 않으며 자랄 수 있게 하는 청소년 관련 조례도 면밀히 검토 중이라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많은 기대를 해주신 만큼 열심히 일하겠다”며 “4년 뒤 평가에 있어 ‘맡겨 보니 달랐다’는 평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강민정 기자  k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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