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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미국에서 자율주행자동차에 치여 보행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자율주행 차량이 보행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소식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급기야 자율주행차 개발에 나섰던 글로벌 자동차·IT 업계는 물론 국내 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우버를 비롯한 토요타, 누토노미 등 여러 업체들이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 중단을 선언했고 국내 자동차·IT 업계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또한 자율주행차의 안전성과 사고 후 법적 책임 등 논란이 될 전망이다.

테슬라·제너럴·포드모터스·국내 자동차업계…신사업 제동 위기
토요타, 美서 자율주행차 시험 주행 중단…첫 보행자 사망사고 발생


먼저 우버는 사고 발생 뒤 피츠버그·샌프란시스코와 캐나다 토론토를 비롯한 북미권에서 진행하던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율주행차가 보행자를 사망케 한 첫 사례로 보인다”며 “우버는 템페뿐만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피츠버그, 토론토 등에서 자율주행차 운행을 일시 중단시켰다”고 전했다.

토요타도 지난 20일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키로 했다는 뜻을 밝혔다. ‘브라이언 리온스(Brian Lyons)’ 토요타 대변인은 이날 언론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우리는 일반 도로에서 자율주행자동차에 탑승하고 있는 주행 테스트 운전자들이 이번 사고로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며 자율주행 자동차 주행 테스트 잠정 중단의 이유를 밝혔다. 토요타는 그동안 미시간주와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율주행테스트를 진행했다.

토요타는 우버의 사고 이전에 우버의 자율주행자동차 부문과 팀을 이뤄 연구 개발을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지난달 우버의 ‘다라 코스로샤시(Dara Khosrowshahi)’ CEO는 토요타 아키오 토요타 회장과 찍은 사진을 트위터에 올려 협력 사실을 소개하기도 했다.

리처드 블루멘털 민주당 상원의원은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이번 비극적 사고로 볼 때 자율주행 기술이 미국 도로를 공유하는 승객, 보행자, 운전자에게 안전해지려면 앞으로 갈 길이 멀다는 점이 분명해졌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에드 마키 상원의원도 우버 사고에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로 인해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 안전성에 관한 논란이 또 다시 증폭되고 있다.

안전 규칙 대폭 재검토 필요성

사실 자율주행차의 안전성과 규제, 사고 시 법적 책임 등을 놓고 논란이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앞서도 자율주행 차량의 사고 발생 시 법적 책임 공방이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과연, 사고가 발생하면 그 책임을 누가 지느냐가 문제였다.

차를 만든 업체의 과실인지 아니면 차량을 구입한 운전자 혹은 차량 프로그램을 검사한 정비업체인지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것.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 역시 자율주행차의 사고 시 책임을 가릴 수 있는 규정이 없는 상황이다. 주무 부처인 국토부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3단계 상용화를 목표로 한 2020년을 전후로 관련 하위법령 또는 특별법을 제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고에 취약한 까닭

그렇다면 자율주행 차량이 사고에 취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자율주행 차량에는 실제 ‘시력’이 없다. 자율주행 차량은 광 검출 및 거리 측정 시스템, 레이저 등을 사용해 물체를 원격 감지한다. 통칭 라이다(LIDAR)라고 불리는 이 장치는 고도로 정비된 도로에서는 거리를 측정하고 세부 정보를 수집할 수 있지만, 유지 보수가 되지 않은 도로에서는 바닥의 굴곡 때문에 거리를 감지하기가 어렵다. 비와 눈 등 특정 기상 조건을 처리할 능력이 없다.

또 갑작스럽게 장애물이 등장했을 때 깜짝 놀라는 사람과 달리 자울주행 차량은 아무런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처리 능력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물체가 앞에 등장할 때마다 프로토콜을 따른다. 자율주행 차량은 움직이는 물체에 접근할 때 모든 것을 계산에 의존한다. 이 계산이 잘못되면 사고가 발생하는 것이다.

과거 테슬라의 반자율 전기자동차가 마주오는 트럭을 인식하지 못해 운전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지만 당시 사고는 반자율주행 모드 상태에서 일어났다. 테슬라는 반자율주행 모드에서 최종적인 운전 책임은 운전자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었다. 지난해 5월 우버의 자율주행 자동차와 다른 차량이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했지만 당시에는 다른 차량의 운전자 과실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국에서 일어난 이번 사고는 지난 18일 밤 10시쯤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도시 템피에서 발생했다. 이번 사고는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 주행 과정에서 일어난 최초의 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오후 10시경 자전거를 끌고 길을 건너던 49세 여성 일레인 허츠버그를 쳤다.
사고 차량은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고 있었지만 운전자는 동승한 상태였다. 경찰의 초동수사에 따르면 차량은 사고 발생 당시 40mph(약 시속 64km)로 달리고 있었으며, 충돌 직전 감속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고에 연루된 자동차는 볼보(Volvo)의 SUV CX90이며 이 차에는 우버의 감지 시스템이 장착돼 있었다.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사고조사 경찰의 말을 빌려 “사람이 직접 운전했어도 피하기 힘든 사고”라며 “우버는 책임을 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버 대변인은 현지 당국과 협력해 사고의 원인을 규명할 것이라고 말하며 희생자 가족에게 애도를 표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또한 이번 사고로 인해 자율주행 차량 관련 기업과 정부가 자율주행 차량의 공공도로 주행을 연기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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